신생아 엄마의 SOS,
산후 우울증
출산 후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몸으로 아이 돌보랴, 몸조리 하느라 하루 24시간도 모자란 초보 맘. 출산 후 80-90%에 달하는 여성들이 겪는 산후 우울감에 대해 일산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민경 교수에게 원인과 해법을 들어봤다.
혹시 내가 엄마 자격이 없는 건 아닐까?
아이를 출산하는 것은 큰 축복이지만, 인생의 큰 변화이기도 하다. 특히 아이를 처음 낳고 길러보는 초보 엄마들의 경우 약 80% 정도가 출산 후 2주에서 6개월 사이에 이유 없이 감정의 동요와 기분의 급격한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 대부분은 비교적 단 기간에 걸쳐 가벼운 기분 변화를 겪다가 호전되지만, 10~20%의 산모는 우울감을 심하게 느끼며 산후우울증을 겪게 된다.
출산과 함께 겪는 사회심리적 스트레스, 산후우울증
아기에 대한 지나친 걱정, 불면, 피로감, 무기력증 등 주요 우울장애의 증상들이 2주일 이상 지속되면 ‘산후 우울증’으로 볼 수 있다. 대개 발병 3~6개월 후면 증상이 호전되나 치료받지 않을 경우 1년 넘게 지속되어 만성 우울증이 되기도 한다. 산후우울증은 산모 자신에게나, 부부 관계와 유아의 발달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의 상담 및 진료가 중요하다. 산모는 출산 후 여성 호르몬의 급격한 감소로 인해 감정 조절 기능이 취약하며, 환경적 요인 및 심리적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증에 걸리기 쉬운 상태가 된다. 아기에 대한 지나친 걱정과 근심, 엄마로서 도저히 육아를 할 수 없을 것 같은 절망감, ‘아이가 잘못되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과 두려움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임신과 출산 전 우울증의 병력이나 과도한 스트레스, 월경 전 증후군을 경험한 경우, 그리고 임신과 육아에 대한 가족의 지지가 부족한 경우 산모의 산후우울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남편] 함께 육아부담을 나눠주세요.
남편이 산모의 우울증을 이해하지 못하면 갈등이 고조되는 경우가 많다. 만약 아내가 산후우울증 증세를 보인다면, 남편은 적극적으로 육아에 동참하며 심리적으로 응원을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아내의 우울함을 이해하고 응원하자
‘아직 몸이 다 회복이 안되었지’, ‘아이 때문에 아무것도 못하겠지’, ‘수유하면 밤마다 깨서 피곤하겠지’ 등을 자연스럽게 이해해야 한다. 산후 우울증은 출산 후 호르몬의 급격한 변화로 생긴 하나의 병이며 잘 치료 되는 병임을 설명해서 산모를 안심시켜 준다.
아이 돌보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자
‘아이는 부부가 함께 기른다’는 마음가짐으로 양육에 참여해야 한다 산모의 집안일과 양육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어 충분한 휴식을 통해 정서적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 주어야 한다. 남편은 시간이 날 때마다 아기 기저귀도 갈아주고, 외출할 때 아기의 옷을 입혀주는 것만으로도 아내의 육아에 대한 심리적 부담과 짐을 덜어줄 수 있다.
[가족] 혼자가 아니라는 안정감을 주세요.
산후우울증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선 가족이 산모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취약하다는 점을 이해하여 육아를 분담해 주고, 산모 입장에서 공감하고 격려해 주는 것이 꼭 필요하다.
유난스러운 게 아니에요
우울해하는 산모에게 ‘너만 애 키우느냐’, ‘유난 떨지 마라’는 식으로 몰아붙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러한 가족들의 행동은 오히려 산모의 산후우울증을 심화시킬 수 있으니 자제해야 한다. 산모가 자신의 일을 잘 해내지 못하더라도 다그치거나 몰아세우지 말고, 출산 후 몸과 마음이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해하자.
육아에 대한 과도한 기대와 요구는 삼가자.
산모는 자신이 혼자가 아니며 남편을 비롯해 가족과 주변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큰 안정감을 얻게 된다. 따라서 산모에게 엄마의 역할을 강요하거나 과도한 기대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산모가 우울증 증세를 보일 때에는 아이와 단 둘이 오랜 시간 함께 있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산모가 아이의 요구를 파악하기 어렵고 아이의 감정에 대한 반응이 느려져, 혼자서 제대로 된 육아를 감당하기가 어렵다. 또한 집중력 저하에 따른 반복되는 실수로 인해 자존감이 저하되고, 육아에 대한 부담이 증폭되어 우울한 기분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산후 우울증이 심해져 충동성 및 정신증상이 발생하게 되면, 아이에게 화를 내거나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때는 반드시 산모와 아이의 일시적 격리가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시기의 산후 우울증은 치료를 통해 회복이 가능하며, 건강하고 행복한 시기를 맞이할 수 있다는 가족 모두의 믿음과 지지적 환경이 산모에게 큰 힘이 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일산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민경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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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우울증, 불안장애, 공황장애, 불면증, 심리적 트라우마, 암환자 정신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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